◐[마틴의 영화 & 건축 이야기] 콘크리트로 쓴 시(詩), <브루탈리스트>
추천영화<브루탈리스트>
차가운 돌덩이에서 인간의 뜨거운 존엄을 발견하다
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2024년 영화계에 거대한 충격을 던진 작품, <브루탈리스트(Brutalist)>를 소개합니다. 장장 215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70mm 필름으로 촬영된 이 영화는, 단순한 관람을 넘어 거대한 건축물 안을 걸어 다니는 듯한 압도적인 체험을 선사합니다.
Why Masterpiece?
🎬 물성의 미학: 거친 콘크리트 질감과 배우의 땀방울까지 잡아낸 70mm 촬영 🎭 인생 연기: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천재 건축가 '라스로 토트'를 연기한 애드리언 브로디 🏗️ 서사의 웅장함: 한 인간이 자본과 권력, 트라우마 속에서 자신을 재건해 나가는 대서사시
01. 영화 속 '그 건물'은 어디에 있을까?
주인공 '라스로 토트'는 허구의 인물이지만, 영화는 마르셀 브로이어(Marcel Breuer)와 루이스 칸(Louis Kahn) 같은 실존 거장들의 삶과 건축물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. 영화를 보고 난 뒤 여운을 즐기기 좋은 실제 장소들을 구글 지도로 안내합니다.
① 더 멧 브로이어 (The Met Breuer)
주인공의 가장 강력한 모티브가 된 마르셀 브로이어의 대표작입니다. 뉴욕 도심 속에 묵직하게 돌출된 콘크리트 파사드는 영화 속 주인공이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지키려 했던 '무게감'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.
② 로체스터 유니테리언 교회 (First Unitarian Church)
영화의 하이라이트인 '반 뷰렌 연구소'의 외형과 구조적 아이디어는 루이스 칸이 설계한 이 교회에서 가져왔습니다. 요새처럼 단단한 벽돌 외관과 천장에서 쏟아지는 빛의 대비는 영화가 추구하는 '침묵의 숭고함'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.
③ 성 요한 수도원 교회 (Saint John's Abbey)
마르셀 브로이어의 걸작으로, 영화 속 건물 전면에 등장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종탑과 웅장한 규모감에 직접적인 영감을 준 곳입니다. 콘크리트가 어떻게 종교적 경건함을 표현할 수 있는지 증명하는 장소입니다.
④ 카라라 대리석 채석장 (Carrara Marble Quarries)
영화에서 주인공이 완벽한 돌을 찾기 위해 방문하는 압도적인 장관의 실제 촬영지입니다.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위치하며,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조각할 돌을 구했던 곳이기도 합니다. 위성 지도로 보면 산 전체가 하얗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.
02. 마틴의 에세이: 무너진 곳에서 다시 쌓다
<더 브루탈리스트>는 단순히 '건축'에 대한 영화가 아닙니다. 전쟁과 홀로코스트라는 잿더미 위에서, 한 인간이 '콘크리트'라는 가장 단단하고 솔직한 재료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존엄을 다시 세우는지 보여주는 처절한 기록입니다.
영화 속 라스로 토트가 남긴 건물은 지도에 없지만, 위 링크의 실제 건축물들을 통해 우리는 그가 좇았던 이상향을 간접적으로나마 거닐어 볼 수 있습니다. 차가운 회색 콘크리트에서 가장 뜨거운 인간애를 느끼고 싶은 분들께,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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